2012년 8월 20일 월요일

사진작가 김홍희 님의 『나는 사진이다』중에서....

내가 아는 사진과 교수가 학생들에게 작가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충격적인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다.
그런 후에 학생들에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통해 그 이미지에 대해 평가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대개의 학생들이 그 이미지는 충격적인 화각이며,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심오한 뜻이 담겨 있을 거라고 답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교수가 지금 막 걷기 시작한 딸아이에게 디지털 카메라를 쥐어주고 아무것이나 찍게 해서 나온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학생들은 그러면 그렇지 라고 반응했다고 한다.
이렇듯 하나의 이미지에 대한 반응은 각각 다 다르다, 왜 그럴까? 조금 전만 해도 너무나 충격적인 영상이라고 말해놓고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가 찍은 사진이라는 말 한 마디에 금방 평가가 달라지는 이유가 뭘까?
아무리 디지털이 이미지 생산이 쉽고 양산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그 이미지를 만든 사람의 기본적인 사유가 내재되지 않은 한 그 이미지는 정신의 표현이 아니라 그저 원숭이가 흔들어 찍은 이미지나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원숭이가 흔드는 깡통과 당신이 흔드는 깡통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오늘 눈부신 햇살 아래 사진을 찍는 그대의 깡통 속에 꼭 이 질문의 해답을 함께 담아 오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나는 사진이다』중에서...

비슷한 일이 실제로 있었죠.
프랑스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그림 공모전을 했는데, 거기에서 대상으로 뽑힌 그림이 사실은 간난아기가 낙서한 거였습니다...^^; 프랑스 전체가 술렁였고, "심오한 철학적 내용을 담은 추상화"라고 평했던 심사위원들이 얼굴을 못 들고 다녔다고 하죠.

그러나 이건 당연한 겁니다.
충격적인 화각...
전혀 훈련받지 않은 아기가 화각을 만들었으니, 성인들이 교육이라는 고정관념을 통해 얻은 화각과 다른 건 당연한 것이고, 그걸 보는 사람이 충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교육계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전해져 내려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학력과 창의력은 반비례한다.')


애기세줄나비 애벌레
때로는 사진을 찍을 줄 모르기 때문에 좋은 사진이 나오기도 한다.


어렸을 때부터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다가 어느날 갑자기 붓을 놓고, 어린아이처럼 그릴 수 없을까 고민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나이가 많이 든 뒤에 매우 유명해졌습니다.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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