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7일 수요일

백분토론 냉면집 사태에 대한 의견 (결과 정리)

SNS  규제가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토론한 이번 백분토론에서 시청자 의견으로 어떤 전 냉면집 사장이 전화걸어 발언한 것이 화재다.

아래는 전화에서 한 내용을 네티즌들이 녹취한 것이다. 일단 잠시 읽어보면 좋겠다.




네 안녕하십니까?

(사회자 발언)


예, 저는 신촌에서 냉면음식점을 10 년간 경영하고 있는 마흔두 살의 이성진이라고 합니다.
네 제가 듣고 싶은 핵심은 제가 자영업자로서 트위터 때문에, 지금 저희 음식점을 폐업한 상태인데 그 어떤 피해에 대해서 말씀을 올리고 싶습니다.


(사회자 발언)


네 간단히, 그 사건의 개요는, 음식점에 방문했던 손님이, 저희 종업원이 욕을 했다라는 거짓된 사실과 다른 정보를,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그래서 그게, 이제 리트윗이 일파만파 되면서, 뭐 수십~ 수만 명이 이것을 보고, 어~, 이 저희 음식점에 방문을 하지 않고, 저희는 결국에는 그 한 70~80% 매출이 급감하고, 그리고 지금은 음식점 문을 닫았구요.

자 그리고 두 번째는, 저희가 이거를 갖다가 이렇게까지는 될 줄은 모른상태로 있다가 너무나 억울한 나머지, 관할경찰서에 고발을 했어요.

그래서 사이버 명예훼손, 수사를 진행을 하는 상황에서, 형사고발을 하니 원글 저작자가 이것은 잘못 했으니까 사과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리트윗된 글이 수만 건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미 저희 음식점은 망해가는 상황이었어요.

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트위터의, 글들이 다음이라는 포털 사이트에 검색이 되는데, 예를 들어서 신촌의 냉면집 치면 저희 이름이 나오면서, 여기는 종업원이 욕을 했다더라, 자 그러면, 제가 다음측에 요구 했던 것은 우리는 그렇게 한 적이 없다, CCTV 동영상까지 다 보여주겠다, 그런적이 없으니까, 이것은 지워달라.

자 그러면 다음에서의 반응은, 트위터 본사에서 이 얘기를 해라. 그래서 40여 통 50여 통의 이메일을 미국에다가 영어로, 한 달 두 달을 썼습니다. 피드백이 전혀 없어요. 답장도 없습니다.

자 그러면 이렇게 트위터가 사회적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으니 포털사이트들은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것밖에 되지 않느냐, 왜 사실이 아닌 글들을 지울 수가 없느냐? 다음측의 대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트위터에 원글이 삭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에서는 검색중지 요청에, 아 응할 수가 없다는 게 원칙입니다.

(사회자 발언)

그렇기 때문에 자영업자 입장에서, 어 이 어떤 피해를 보는 잘못된 정보로 인해서 영업에 피해를 보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있다는 것을, 정치적인 문제는 결국 이런 민생을 해결하기 위함이지 않겠습니까

예, 정치하시는 노회찬 분 뭐 저기 선생님께도 잘 모르 모르지만, 팔로잉 했지만 거절당했고 안 됐습니다. 이걸 제가 할라고, 아니, 저기요..

(사회자/참여자  발언)

예 억울한 사연은 어떻게 좀, 전달할 수가 없어요.






이 사람의 녹취를 살펴보면 잘 모르겠지만,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면 좀 이상한 구석이 눈에 띈다. 트위터에서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는 '법률 용어'라는 것은 사실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냉면음식점'이라는 표현은 실제로 운영했던 사람이라면 쓸만한 표현이고, 실제로 고발과 통보를 받게 되는 과정에서 법률 용어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상한 부분이 있다.
우선 이 글은 문어체다. 이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 문어체와 구어체는 사람들이 언어생활을 할 때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는 것이라서, 문어체를 구어체에서 구사한다거나 구어체를 문어체로 구사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즉 작가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전화통화에서 문어체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이 사람이 이전에 썼었던 글을 보고 읽은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은 신빙성이 높다.

또 하나의 이상한 점은 '70~80% 매출이 급감'했다는 표현이다. 트위터 사용자가 많은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얼마 안 된다. 알티(RT)가 많이 된 경우를 살펴보자면, 전문적인 내용의 경우엔 100~300 번 정도이고, 비전문적인 내용의 경우도 1000 번을 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실 100 번만 알티되더라도 실제로 트위터를 많이 쓰는 사람들은 다 본 상태가 되므로, 그 이후엔 알티에 가치를 느끼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트위터의 특성에는 신속성도 있지만, 휘발성 또한 강하다. 즉 어제 어떤 사건이 있어서 알티하더라도, 그걸 오늘 기억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70~80% 매출이 급감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혹여나 그렇게 되더라도 일주일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 효과는 사라진다. 문제는 다음 검색이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인데....

다 알다시피, 냉면집 손님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유명 맛집의 경우는 입소문을 타고, 보통 냉면집의 경우는 뜨네기 손님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최근 언급된 부근에는 문닫은 유명 냉명집이 없는 것은 분명하므로, 후자에 속하는 곳이였다고 생각하고 논의해야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여러분은 점심 먹으러 가면서 과연 얼마나 검색해보고 먹으러 가는가? 대부분은 즉흥적으로 식사할 곳을 고른다. 트위터에서 엄청나게 RT되어, 한 일주일 정도 지적한 글이 돌아서 매일 한 번씩 노출되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영향이 저정도로 크지는 않을 거란 점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지금까지 트위터에서 이런 정도로 알티된 경우는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매출 감소 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전화 건 사람이 엄청나게 뻥을 친 경우라고 봐야 하겠다.

그 이외에도 '포털사이트들은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것밖에 되지 않느냐' 같은 이해할 수 없는 표현이나 불합리한 표현이 꽤 여러 곳 있었지만, 이런 건 그냥 넘어가자.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통화가 끝나갈 때쯤에 있었던 사회자 발언(붉은 글씨)을 앞뒤로 나눠서 살펴볼 때의 차이다. 앞 부분에는 논리적으로 잘 갖춰진 발언이었는데, 뒷부분에는 완전히 횡설수설하고 있다. 또 앞부분에 등장하던 법률적 용어들이 (내용상 앞에서 썼다면 뒤에서도 썼어야 하는 상황인데...) 뒷부분에서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 점도 좀 의아하다. 이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참고로.............
사실 예전에 식당에 방문했는데, 종업원이 욕을 했다는 트윗을 보고 나도 알티했던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은 기억하는 사람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게 어디라고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트위터의 휘발성 때문이다. (이번에 백분토론을 통해서 확실히 각인되었다. 신촌 냉면집들은 조금 긴장해야 할듯...)

결국 위의 통화는 별로 순수했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한나라당 국회의원 보자관이 DDos했던 것처럼, 이 통화 역시 한나라당 국회의원 보자관이 백분토론을 DDos한 것일까?


ps. 미국 트위터가 피드백을 하지 않는 것은, 미국에는 명예훼손 같은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이걸 모르고 트위터에 수십 통의 메일을 보냈다면....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말로 표현하기 힘드네.. -_-)

ps. 이 글은 내 개인적 의견이다. 이에 대해 어떤 정보가 들어온다면 업데이트 하겠다.



아래를 추가함

MBC 백분토론의 트위터(@100debate) 해명 (2011.12.07 16:30 트윗됨)
MBC 백분토론의 홈페이지 해명 (2011.16.19 포스팅됨)

결국 예상했던 대로, 녹취 부분의 붉은 글씨 앞부분은 원고를 써서 읽은 것으로 결론 났다.... 익명성을 위해 윤색했다고 하는 해명 자체가 좀 이상하지만, 이건 그냥 넘어가자.

해명으로 올린 것을 그대로 믿는다면  운영하던 학원에서 해고된 강사가 악의적인 글을 SNS에 올려서 그에 따른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게 말이 되는가? 그건 SNS가 아니더라도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트위터가 삭제를 일삼는 국내기업이 아니라 외국 기업이라서 그걸 지울 수 없었다고 해야지, 그게 SNS 때문이라고 한다는 건 이상한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트위터에 더 열광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정부가 쉽게 차단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으므로, 만약 트위터 때문에 자기가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한다면 절반 정도는 2MB 정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안 그래서 네이버가 운영하는 미투데이(me2day) 같은 서비스에 사용자가 몰렸다면, 아마 금방 삭제가 가능했을 것이다.)

암튼 웹 속성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 볼 때는, 전반적으로 말도 안 되는 해명이다.

이번 사건을 결론내리자면 다음과 같다.


  1. 우선 이성진 씨는 인터넷을 잘 모른다. 그래서 자신이 겪은 일이 어떤 일이었는지 정확히 몰랐다. 원래 이번 백분토론 주제인 'SNS 규제 논란'에 어울리지 않는 사건이었는데, 몰랐기 때문에 전화를 걸기로 마음먹었다.
  2. 윤색을 하는 과정에서 주요 논지가 흐트러져 버렸다. 그래서 시청자 전화를 관리하는 상담원들도 이에 대해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3. 패널들도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 분이 계실테지만, 방송중에 일일이 하나씩 따질 상황은 아니었으므로 그냥 넘어갔을 것이다. 이걸 따지기 시작한 것은 해당 공간에서 활동하던 네티즌들이었다. 왜냐하면 현실적이건 이론적이건 전화 내용이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기 때문이다.
  4. 결국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성진 씨와 MBC 모두 삽질한 상황이 되었다. (뭐 삽질했다고 해도 2MB처럼 하지야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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