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28일 수요일

호기심왕에게 어울리는 『주머니 속 거미 도감』

출판사 '황소걸음'에서는 〈생태 탐사의 길잡이〉시리즈를 출판하고 있다. 이름 그대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동식물을 알려주는 도감 역할을 한다. 생태에 대한 내용은 부족하지만, 사진을 보고 어떤 동식물인지 아는데 적합한 책이다. 책 판본은 주머니에 넣어 다니기 편하게 매우 작게 만들어져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주머니 속 거미 도감』는 시리즈 여덟 번째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은 간단하다. 앞에 거미에 대한 기본 정보와 채집정보가 간단하게 제공되고, 나머지는 모두 거미에 대한 사진과 간단한 설명이다. 거미는 보통 보면 무섭거나 징그럽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진으로 보면 생각보다 귀엽거나 이쁜 것이 많다. 특히 깡총거미류는 앙증 그 자체다. 이 책을 보면 거미에 대한 공포심을 좀 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앞전에 40 장의 거미 사진을 '거미 관찰 일지'에 올리면서 이 책의 도움으로 종명을 적어볼까 살펴보다가 결국은 포기했다. 30여 종을 찾는 와중에 다섯 종 정도만 이름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더 많이 있을 수도 있는데, 내가 찍은 사진과 책 속 사진을 연결하기에는 알기 힘든 장애가 있어서 결국은 알아보기 힘들었다. 종을 과별로 나열하는 방식도 문제가 좀 있었는데, 저자가 종 수가 많은 과를 우선 배치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했는데, 이는 수시로 종의 사진과 이름을 찾아봐야 하는 독자 입장에서는 여간 곤욕스러운 방식이었다. 생김새나 식생이 유사한 것들을 모아서 보여주는 방식이었어야 편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내 사진 속 거미의 종명을 확인할 수 없었던 이유는 책에 수록되지 않은 종이 많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서문에서 우리나라 학계에 보고된 679 종 가운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142 종을 이 책에 실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거미 중에 142 종에 들지 않은 것이 많다는 건 생각보다 우리나라에 사는 거미 종이 많고, 그 각각의 종들이 넓게 분포해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쁜 일이다. 다행이다.) 상대적으로 『생태 탐사의 길잡이 1 주머니 속 곤충 도감』에 나오는 그리 많지 않은 나비 종류만으로, 찍은 나비 사진 대부분의 종을 알 수 있었다. 아무튼 『주머니 속 거미 도감』은 확실히 실린 종 수를 더 보강해야 한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찍은 거미 사진들을 열심히 모아서 언젠가는 이런 책을 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나는 전문적 지식 없이, 그냥 취미생활로 접사 사진을 찍을 뿐이다. ㅋㅋㅋ)


책 정보
지은이 : 이영보
출판사 : 황소걸음
B5 판 / 2008.02.28 초판 1쇄 발행
198 쪽 / 1`2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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