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분들의 인도적인 행위에 대해 뭐라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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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라 함은 사람 주변에 살지만 반쯤은 야생화된 고양이를 일컷는 신조어입니다.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오거나 큰 피해를 주지는 않습니다. 피해가 있다면 밖에 내놓은 쓰레기봉지를 뜯어놓는 정도... 길냥이가 사람들이 내놓은 음식물 찌꺼기만으로 연명할 경우에 새로 태어나는 새끼들은 영양부족으로 충분히 발육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길냥이에게 밥을 챙겨주는 사람[캣맘]이 그래서 생겨난 것이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좀 더 근본적으로 따지고 들어가서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어떤 생물군의 개체수는 환경에 따라 변합니다. 길냥이의 경우엔 특별한 천적이나 위험한 환경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공급되는 먹이에 의해 결정됩니다. 길냥이의 주식은 주로 인간이 내다버리는 음식물 쓰레기일 것입니다. 여기에다가 주변 야생동물을 사냥해 먹습니다. 고양이의 사냥실력은 정평이 나 있어서 주변 야생동물을 절멸시키는 수준에 이르기도 합니다.
만약 길냥이에게 먹이를 챙겨주면 짧은 시간만 생각한다면 야생동물을 사냥하거나 쓰레기봉지를 뜯거나 하는 부작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그러나 긴 시간을 바라본다면 상황은 더 안 좋아집니다. 충분한 먹이 공급은 개체수 증가의 원인이 되고, 챙겨주는 먹이를 포함한 주변에서 공급되는 먹이의 총량에 따라 고양이는 증가할 것입니다. 고양이가 증가하면 다시 먹이가 부족해지고, 공급하기 이전에 일어났던 부작용이 다시 생길 것입니다. 개체수가 많아졌기 때문에 야생동물을 더 많이 공격하고, 쓰레기봉지를 헤치는 일도 더 빈번해질 것이며,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고양이도 더 늘어날 것이란 뜻입니다. 애시당초 이런 부작용은 약육강식의 정상적인 생태계에서는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일로서, 고양이 개체수 조절의 중요한 방법이 됩니다.
따라서 인도적인 맘으로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는 사람들은 자기가 사는 공간이 협소한 섬 같은 곳이어서 고양이가 많이 늘어날 수 없는 곳이라고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지 않다면 지금 하는 일을 중단해야 합니다. 그게 사람을 위해서도, 야생동물을 위해서도, 길냥이를 위해서도 좋은 일입니다. 무턱대고 밥을 챙겨주는 분들을 보면 정말 생각이 짧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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