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친구 혼수장만에 쓸 오디오를 구매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볼 때, 강남의 유명한 오디오매장에 청음하러 간 적이 있었다. 매장에 있던 사람은 청음을 위해 몇 가지 음악을 틀어주며 제품의 움질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난 고급오디오를 민감하게 들어본 적이 별로 없었지만, 그 사람이 종알거리는 설명과 실제로 들리는 소리를 매치시키는 게 어렵지 않았다. 아마 기존 오디오 동호회 같은 곳에서 이야기되는 것을 앵무새처럼 읊은 것이리라....
그런데 음악을 들으면서 뭔가 좀 불편했다. 뭔가 잡음이 들리는 것이었다. 높은 소리를 출력 낮은 스피커로 재상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잡음이 나는 부분을 정확히 지적하며 잡음이 들린다고 했지만 설명하던 그 사람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우리는 다음에 온다는 말을 남기고 밖으로 나오는데, 물건이 마침 딱 하나밖에 없으니 가계약이라도 해놓고 가라며 붙잡았다. (오디오는 중급 정도만 되도 국내에서 소비되는 양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새 물건을 받으려면 몇 달씩 걸리곤 한다. 그러나 결국 계약은 하지 않았다.)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그 잡음은 스키퍼나 앰프의 출력문제이거나 재생했던 CD의 레코딩 문제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튼 그런 문제를 느끼지도 못하면서 오디오샵을 운영하고, 또 그 오디오샵이 꽤 유명세를 타는 걸 보면......웃!겼!다!
보통 가전기기나 물건들은 다른 사람들의 사용기를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된다. 그런데 유독 다른 사람들의 사용기가 도움이 안 되는 분야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음향기기들!
음향기기는 듣는 사람의 주관에도 영향을 많이 받고, 귀의 민감도나 경험이나 감성적 취향에 따라 그 평가가 엄청 크게 변하기 때문에, 평가하기도 힘들고, 또 이걸 받아들이기도 무척 힘들다. 그래서 음향기기를 들어보기 전에 한 번씩 들어보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난 청음 기회가 있을 때마다 꼭 가서 들어본다.
내가 들어봤던 가장 좋은 헤드폰이 젠하이저 오페우스(Orpheus).... 처음 판매가가 1500만 원이었고, 지금은 시세는 최저 3000만 원에서 최고 1억 원에 거래된다는 완전수공으로 만들어진 제품이었다. 오페우스를 들었던 건 몇 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음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거의 왜곡이 없는 재생음으로, 오늘날의 비트와 강도가 강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 소리였다. 그러나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분해능 등, 유명세를 탈 수밖에 없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
물론 내가 듣기에는 요즘 헤드폰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오페우스도 저음 쪽이 조금은 강했다. 그게 헤드폰에 물려있던 진공관 앰프의 특성인지, 오페우스의 특성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런 경우처럼 사용기를 구지 쓰지 않더라도 누구나 추천해줄만한 오디오 제품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런 건 거의 없잖은가? 심지어 오디오 제품들은 가격과 품질이 비례하지도 않는다. 내가 들어봤던 30만 원대의 헤드폰 중에 음질이 괜찮았던 건 서너 종에 불과할 정도였고, 그보다 비싼 제품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그런 제품들은 어떤 목적을 갖고 만들어지기 때문에 음의 왜곡이 심하고, 그 왜곡을 의도적으로 만들기 위해 가격이 올라간 것이니 평범한 기준에 맞춰 생각하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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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rpheus와 진공관앰프 |
최근 유명세를 탔던 LG 옵티머스G의 번들이어폰 쿼드비트의 경우는 어땠을까? 쿼드비트는 18000 원의 가격에 비해 10만 원대의 중급 수준의 소리를 재생해준다는 사용기가 오디오 동호회에 올라오며 유명세를 탄 제품이다. 그래서 이 제품에 대해 궁금해 했었던 차에, 행사장에서 만난 블로거가 갖고 있기에 잠시 동안 청음해 봤다.
정말 짧게 들어본 게 다지만, 난 실망했다. 소문만큼 음질이 좋지 못한 .....게 아니라 그냥 엉망이었다. (물론 이어폰 스폰지를 바꾸면 소리가 훨씬 나아진다고 하니 조금은 더 나은 소리를 내주는 것이겠지만...)
자 사설은 여기서 끝내고,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젠하이저에서 이번에 새 제품을 내놓는 기념으로 청음할 기회를 제공한다. 제목에서 밝혔듯이 달콤커피 매장에서 모멘텀(Momentum), 앰페리어(Amperior)를 포함해 HD 598, HD 449, HD 229 총 5종의 인기 헤드폰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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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nnheiser Momentu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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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nnheiser Amperior silver |
아무튼 이번에 청음해 보고, 매력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인기있는 헤드폰18 종과 이어폰 20여 종, 헤드셋 3 종을 판매할 것이라고 한다.
| 헤드폰의 특징 : 비쌀수록 커진다! |
기간은 이달 말까지... 그러니까 앞으로 열흘 정도 남았다.
가보실 분들은 가보시길.....
다만, 자신이 막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가지 않으시는 게 좋을 것이다. 괜히 자기 귀가 민감하다는 걸 알게 되면, 그 다음부터는 일반 스피커로 듣는 소리에 짜증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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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음해볼 수 있는 달콤 뮤직 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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