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서처럼 빙산이 충돌한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다.
수 백 km 크기의 빙산이 분리되어 몇 달동안 남극해 여기저기를 떠돌다가 황제펭귄 서식지 해안에 충돌한 것이다. 원래 황제펭귄 서식지는 바다에서 몇 십~몇 백 km씩 떨어져 있긴 하지만, 황제펭귄이 빙산 충돌로 인해 생긴 지형 변화와 크레바스를 피해 바다에 갈 수 없었다. 많은 학자들이 '어떠한 경우에도 자연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남극협정을 위반하면서까지 황제펭귄들을 도와줬지만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많은 황제펭귄들이 굶어죽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때 줄어든 황제펭귄 수가 아직도 다 회복되지 않았다.
이 영화는 이 사건을 배경으로 만든 것 같다. 영화 자체는 내가 <해피 피트>를 봤을 때처럼 크게 재미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참 교훈적인 내용인 것 같다. 이 영화가 주려는 교훈은 크게 두 가지인 듯하다.
- 한계 설정을 너무 쉽게 하지 마라. 그렇다고 아예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다고 믿지는 마라.
- 아이디어의 발전은 어떻게, 어디서 오는가?
별 생각 없이 말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듯 싶다.
ps. 크릴새우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 크릴새우 중 '윌'이라는 녀석이 크릴세우떼 밖에는 뭐가 있을까 고민한다. 그런데 떼를 벗어나자 크릴새우떼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생태계가 보인다. 이를 보고서는 잡혀먹는 게 싫다고 크릴새우떼를 떠났던 윌. 한동안의 여행을 한 뒤에 돌아와보니 크릴새우떼는 전부 포식자의 공격을 피해 얼음 밑에 붙어산다. (실제로 남극이나 북극의 빙하 밑에는 수많은 크릴새우가 붙어산다.) 진화는 수 백만 년에 거쳐 일어나는 것이지만, 유전자의 확장형이라고 불리는 '밈'은 이렇게 순식간에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가장 빠르게 변하는 밈은 인간이 창조해 내는 바로 그 문화와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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