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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26일 일요일

디즈니의 왕자와 공주 이야기가 식물나는 이유...



요즘 디즈니에서 만든 <겨울왕국(Frozen)>이란 만화가 인기인가봅니다. 평이 하도 좋아서 저도 봤는데,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더군요. ^^; 디즈니는 왕자와 공주 이야기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것일까요? 그래서 생각해 봤습니다.



디즈니 역사상 최고의 성공이 예상된다는 만화영화





픽사라는 회사는 원래 <스타워즈> 시리즈를 만든 조지루카스필름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하던 팀이었습니다. 조지루카스필름은 이게 돈을 잡아먹는 조직이라고 생각해서 골치아파하고 있었는데, 잡스가 가치를 알아보고 싸게 인수했습니다.

잡스가 인수한 뒤에 몇 년쯤을 아무런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잡스는 그냥 직원들 원하는 걸 만들어 보라고 계속 돈만 대줬지요. 초기에는 특수효과를 내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돈이 엄청나게 들어갔다고 합니다. 억만장자 잡스의 재산이 픽사와 넥스트 두 회사 때문에 밑을 보일 정도였다고 하니... 돈을 얼마나 들이부은 건지 알 수 있죠. 픽사 직원들이 잡스한테 너무 미안해서 이런저런 기획을 해서 잡스한테 가져갔고, 잡스는 만화영화에 대한 노하우가 없었기 때문에 이 기획안을 들고 수주를 받던 인연이 있던 디즈니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3 편 제작과 유통과 저작권에 대한 계약을 하게 됩니다. (잡스 재산이 거의 다 떨어져가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매우 불공정한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에 이 기획안을 디즈니 요구대로 뜯어고쳤는데... 이게 전통적인 디즈니풍인 왕자공주 이야기처럼 변해갔다고 합니다. 몇 년 동안 디즈니 요구대로 만들다가 결과가 영 이상하게 나오자 픽사가 반기를 들고, 자기들 나름대로 다시 재구성했는데 그게 결과가 더 좋아서 제작을 다시 처음부터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벅스 라이프>였다네요....

두 번째 편을 제작한 뒤에 픽사가 돈을 충분히 갖게 되자 픽사는 세 번째 편을 제작한 뒤에는 디즈니와의 관계를 청산하려고 맘먹습니다. 여기에서 월트 디즈니의 손자가 등장합니다. 월트 디즈니 손자는 디즈니랜드에서 캐릭터들의 카퍼레이드를 보다가 디즈니사가 위기에 처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디즈니 캐릭터는 전부 40 년대 이전에 것이었고, 새로운 캐릭터는 픽사의 것 뿐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디즈니 손자는 픽사를 어떻게든 인수해야 한다고 디즈니 이사진을 설득했고, 그 결과 (당시 무능하던 CEO를 교체하면서) 디즈니는 픽사를 인수하게 됩니다. (픽사를 디즈니에 넘긴 건 이때가 잡스가 애플에 복귀해서 너무나 바쁘게 보낼 때라서, 양쪽에 신경을 쓸 수 없어서라고 하네요.) 대신 이번에는 잡스가 유리한 조건이었기 때문에 디즈니 최대주주가 됩니다.




만약에 픽사가 첫 작품을 만들 때 디즈니 요구를 끝까지 거절하지 못했다면....
<벅스 라이프>는 일개미와 처녀개미의 사랑 이야기가 됐을 겁니다.....
전 왕자와 공주의 해피앤딩 이야기 만드는 게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디즈니 사람들 머리 속에는 왕자와 공주만 살고 있는 겁니다. 이걸 알면 어떻게 식물나지 않을 수 있겠어요...

2013년 3월 12일 화요일

<레미제라블>

이 소설(또는 영화)의 배경에 나타나는 빈부의 격차와 미국의 빈부의 격차를 비교하면 어떨까? 과연 그때보다 오늘날의 미국이 더 나은 것일까?

자본주의란 것이 발달한 것은 미국 중심이었고, 미국의 빈부의 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의 미국을 지배하는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가 나타나기 이전으로 되돌아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빈부의 격차가 큰 우리나라는 그럼 도대체 뭔가?))

2012년 12월 9일 일요일

강풀 원직 영화 〈26년〉... 아! 전두환

강풀 원작의 <26년>

강풀 만화 원작의 영화 <26년>을 지난주에 보고 왔다. 전두환을 죽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꾸미는 영화.... 그런데 솔직한 생각에 영화 자체는 완성도가 높지 않았다. 특히..총 부분은 설득력이 없다.

예를 들어 재벌총수가 전두환을 죽이라고 시킬 것이면, 어차피 처음부터 파괴력이 강한 총으로 바꿔줬어야 옳다. 비록 처음엔 다루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자주인공이 전직 사격 국가대표선수였으니 적응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다루기 쉽게, 갖고 있던 총과 사양이 비슷한 것을 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첫 번째 시도에서 전두환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설득력이 없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즉 실제로 리얼한 영화를 찾는다면 보면 안 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현실감이 떨어지는 이유는 세 번이나 엎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세 번이나 제작하다가 엎어진 건 정부에서 투자사에 압력을 넣었기 때문이다.

파괴력도 나쁘고, 연사력도 나쁘고, 휴대하기도 불편한 총으로 복수를??

솔직히 이 영화를 볼 때, 감정적으로는 내가 대신 나가서 총이라도 한 발 쏴주고 싶었다. 그냥 그랬다. 이는 우리나라의 이상한 지배계층(← 이런 말을 쓰면 기분 나쁘게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반감이기도 하다.
솔직히 우리집안 식구들 중에도 그들과 같은 방법으로라도 지배계층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그렇게 하라고 권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그런 식구들이랑은 말을 잘 안 섞는다.

아무튼....
이 영화는 현실감은 많이 떨어진다. 이 영화를 보며 짜증나는 건 이 부분이다. 같이 봤던 사람들 중에도 나가면서 지루하다거나 짜증난다고 이야기했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전두환을 죽이는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이 그냥 때려죽여도 됐을 상황에서, 깨진 유리창 앞에 서 있게 하느라고 힘 다 빼고 있다던지... 어차피 목숨 건 남자주인공이 위험하다고 총을 못 쏘고 있는 여자주인공은... 뭐랄까, 짜증이 안 날 수가 없다.


그래서 결론은 이렇다.
이 영화는 역사적으로는 꼭 봐야 할 의미가 충분하다. 그러나 엉성한 구성은 꼭 봐야 할 영화라고 이야기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자. 이 영화가 완성도가 이정도로 나빠진 것은 아직 전두환과 그 잔당들의 힘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것 자체로 현실이 너무나 잘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잖은가? 따라서.... 이 영화는 현실감이 선명하게 살아있는 영화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짜증날 뿐...

2012년 10월 26일 금요일

아류 SF 〈아이론 스카이〉(iron sky)

1970 년대에 달 탐사를 끝낸 미국....
50 년만에 다시 달에 간다. 이 탐험은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재임을 위해서 내린 결정 때문이다. 그런데 거기에는 1945 년에 2차세계대전에서 패배했던 독일에서 보냈던 사람들, 나치가 살고 있었다.
나치는 거대한 우주선 괴터대머룽(Götterdämmerung)을 만들었는데, 그 우주선을 조종할만한 cpu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 탐사대는 휴대폰을 가져갔는데, 그 휴대폰으로 우주선을 조종할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스마트기기가 1980 년대에 쓰던 슈퍼컴퓨터보다 빠르다는 걸 생각하자.) 그러나 배터리가 떨어지고... 그래서 나치는 휴대기기를 가질러 지구로 우주선을 파견한다.
그 이후는 지구에서의 좌충우돌, 약간 우낀 우주전쟁 등을 거쳐, 여러분이 지금 예상하고 있는대로 끝난다. 이런 내용의 영화가 <Iron sky>(아이론 스카이>다.




이번 탐사선 수준은 1970 년대의 달 탐사선에서 크게 발전한 게 없어보인다. 이 문제는 크게 나빠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달의 먼지 같은 것을 처리하는 부분에서 오류가 있어보인다. 달에 먼지가 날리는 건 불가능하다. 일견 먼지가 날리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건 알갱이 하나하나가 포물선을 그리며 움직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
달의 크기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것 정도는 이해하자.(아무래도 헐리웃 영화 중에선 저예산영화인가보다. ^^;) 아무튼 대충 만들어졌다. 특히 헬륨3(He3)를 모아서 핵융합엔진을 가동한다는 상상은 대충 만든 헐리웃영화가 자주 사용하는 소재인데, 이 영화도 역시나 이 소재를 활용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건 불가능하다.


이 영화를 보면 떠오르는 작품이 하나 있다. 일본만화인 <스팀보이>(Steam boy)! 이 만화를 만든 감독은 이전에 <아키라>(akira)를 만든 감독이었는데, 몇 년 동안 잠수해 아무 것도 만들지 않고 있다가 만든 게 <스팀보이>였다.
줄거리는 단순한 편이다. 특수한 steam(수증기)를 잔뜩 집어넣은 볼을 두고 싸우는 만화..... 이 스팀볼은 거대한 기계성을 움직이는 에너지원이 되고, 이를 이용해 뭔가 해보려다가 망해버리는 과정을 그린다.
단순한 과정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 만화는 명작이다. 문제점이 있다면 딱 하나, 그런 스팀볼이 있다면 엄청나게 무거워서 아무도 들지 못했을 거란 점이다. 이거 하나만 빼면 정말 흠잡을 데 없는 만화라고 생각한다.
<Iron sky>는 <스팀보이>랑 너무나 닮아있다. 그러나 대충 만든 점이 너무 잘 보여서 그게 많이 아쉬웠다. 다만, <스팀보이> 못지않게 <아이론 스카이>도 복고적인 기계로 만들어진 괴터대머룽 장면은 일품이니까 영화를 본 노력의 가치는 충분히 보상해준다.



ps. 덤으로 영화에 나오는 정치인들의 모습도 잘 생각해보자. 나치 쪽도 포함해서...
      슬프지만 그게 우리 현실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다. ^^;;

2012년 7월 6일 금요일

최근 헐리웃 영화를 따라 만든 <악마를 보았다>

글쎄.....
JSA를 비롯한 수많은 히트작을 갖고 있는 김병헌, 올드보이의 특이한 역할을 했던 최민식 등 유명 배우를 모아놓은 영화다. 그런데.... 망했다. ^^;

영상 질 좋다. 주인공 연기 좋다. 그런데 뭐가 문제란 말인가?


처음 시작할 때 어떤 차가 평화로운 분위기로 운행되는데, 백미러에 천사 날개 장식이 되어 있다. 괜찮은 시작이다. 어떤 빵꾸난 차에 어떤 젊은 여자(오산하 분)가 타고 있다. 여기까지도 좋다. 젊은 여자는 연인 김병헌과 전화통화 중이다. 근데 이 여자가 첫 대사를 말하자마자 깨기 시작한다. 국어책을 읽는 대사는 두말 하기 힘들게 만들어 버린다. 이 영화 첫인상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후 전개되는 이야기에서 오산하만큼 연기가 어색한 사람은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뒤에서 문제가 되는 건 각본이다. 현실감도 없고, 논리적이지도 않다. 말 그대로 인상적인 장면을 나열하기 위해 노력하는 흔적만 보일 뿐이다. 이건 이야기의 완결성이나 논리적 치밀함이나 창의성 같은 거 다 버리고, 음향이나 영상의 특수효과로만 승부를 보려는 최근 헐리웃 영화 경향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어쩌면.....
이 영화가 한국영화사 발전을 위해 필연적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다시 이런 영화가 만들어진다면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그 결과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시작하자마자 나온다.

2012년 7월 4일 수요일

The Grey.... 모든 고난이 몰려오는 영화?

이 영화를 딱 중간쯤까지 보고서 드는 느낌이란....
이건 헐리웃판 <차우>다!
그리고 그 기대를 끝까지 저버리지 않았다.
병진 같은 등장인물이나 말도 안되는 이야기 전개 차원에서 생각한다면 <차우>가 더 낫다. <The Grey>가 낫다고 생각되는 건 이국적인 자연, 돈 많이 들었겠다는 특수효과 정도....




ps. 그런데 마지막에 주인공은 늑대인간이 되어 늑대두목이 되는 건가?

2012년 6월 6일 수요일

<은교> - A Muse

이 글은 자체로 감상문이자 분석글이자 스포일러다.


원작 : 박범신 지음
영화 별점 : 8.7~9.0/10


유명 시인 이적요, 그는 교과서에 시가 실릴 정도로 잘 나가는 시인이지만, 그가 살아가는 시간은 노인의 지루한 일상. 이제는 쪼그라져가는 육신이 완전히 사그라들기를 기다릴 뿐이다.
그의 옆을 지키는 건 대학 강의에서 만난 소설가 제자 하나. 이놈은 서 씨다. 그러나 그 제자란 놈은 아무리 가르쳐도 하나도 알아먹지 못한다. 이제 더이상 뭘 해주기도 짜증난다. 그냥 심심하니까, 집안일 시켜야 하니까 데리고 있을 뿐이다.

어느날, 어떤 계집아이가 내 등나무의자에 앉아서 잠을 자고 있다. 뭐지? 심심한 일상 속에 뛰어든 계집아이. 누군지 묻자 대뜸 '은교'라는 이름만 남겨두고서, 의문이 풀어지기도 전에 하양나비가 그렇듯 담장 너머로 훨훨 날아가 버린다.

이대로 영영 끝일줄 알았던 은교와의 인연은 은교가 시인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시 이어진다. 똑같던 나날이 조금씩 달라지고......아니 엄청나게 달라지고, 이 변화는 아무것도 알아먹지 못하던 공대생 출신마져도 눈치를 챌 정도다. 석목 같은 공대생 제자는 시인의 변화가 뭔지 모르고 은교와 떼어놓으려고 한다. 그러나 시인이 빨랐다.
시인과 은교가 점점 가까워져서 사적인 것까지 털어놓고, 급기야 보통 애인 사이에서나 털어놓을만한 것까지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사이가 되고, 시인은 은교가 해준 이야기를 듣고 파생되는 감정을 단편소설 「은교」로 완성한다.

이후 한동안 진행되는 서 소설가, 시인, 은교의 밀고 당기기...... 그 과정에서 시인은 서 소설가가 자기 소설 「은교」를 춤쳐다가 문학잡지에 발표한 것을 알게 되고, 은교는 자기의 적나라한 모습이 나오는 단편소설이 쓰여진 것을 알게 된다. 한바탕 소동.....

타인의 눈. 행동을 제약하는...



그러나 비극은 은교의 착각에서 시작된다. 「은교」로 인한 자신의 울림이 소설을 발표한 서 작가에게서 전해졌다고 믿은 것이다. 이 둘은 한 소용돌이 속에서 섞이게 된다. 끝까지 주위를 맴도는 서 작가를 내치지 못하던 시인은 공대생 마인드와 다름 없이 격분한다. 결국 시인과 서 작가는 서로에 대해 폭발한다. 시인은 서 작가에게 강력한 마지막 경고를 남기는 대신 은교의 사랑을 훔쳐간 것을 용서하는데, 서 작가는 이 폭발을 감당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모두가 떠난 시인의 집. 눈이 쌓이고....
시인의 집에는 사람의 흔적도 없다.
은교가 별의 의미를 깨달을만큼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아무리 얘기를 해줘도...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게 있잖아요. 할아버지가 예기를 해줘도.... 다른 사람이 대신 쓸 수가 없는 거더라구요. 공대생이, 별이 다 똑같은 별인 줄 아는 공대생이 어떻게 알아? 은교**는 할아버지 거잖아요."

이렇게.... 「은교」가 시인이 털어놓지 못한 사랑의 고백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노인과 서 작가 사이의 풍랑 속에 이미 기회는 떠나간 후....... 확인은 그냥 확인만으로 끝난다.


노인의 집을 나서는 은교의 뒷모습에서, 자기 길을 걷기 시작하는 은교가 보인다.
노인이 해줄 수 있는 말이래봐야 "잘가라 은교야." 뿐. 앞으로는 은교의 길이 있을 뿐, 노인의 길은 없다. 그래서.... 영어 제목은 <A Muse>, 즉 문학의 여신이다.





이 영화를 볼 때는 두 가지 대사를 음미해 볼만 했다.

"저는요 이제 더이상 껍데기가 아니란 말입니다. 나 서지우요 저,,,,,,, 저는 성공할 거예요, 선생님."
서 작가의 이 술주정은, 시인이 만들어 놓은 인기란 거품 위에 선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모습을 설명해준다. 어찌 보면 곧 거품이 꺼질 것이란 걸 암시해준다.

"여고생이 왜 남자랑 자는지 아세요? 외..외로워서, 외로워서 그래요, 나두."
이 말은 서 작가가 영화 초반에 한 말에 대한 답변이기도 하지만, 시인과 서 작가의 감성과 이성 사이에서의 고뇌를 뜻이기도 한다. 사실 은교가 시인에게 끌린 건 영화가 막 시작되면서였다. 시인이 자기를 가족처럼 대해줬기 때문이기도 하고, 고수에 끌리는 초심자 마음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등장인물=사람'으로 놓고 보면 여러 의미를 놓치게 되는 것 같다. 그보다는 '등장인물=시대관'으로 놓고 이해하는 게 더 정확하지 않나 생각된다. 책으로 읽으면 좀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ps.
이 영화 <은교>는 마케팅이 적이었다!

ps.
만약 내가 글을 써본 사람이 아니라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을까 싶다. 아마도 영화를 보는 내내 별은 별이라고 공대생 마인드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장면이 없다면서 나쁜 영화라고 했을 것 같다.


** :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은교 자신을 뜻하기도 하고, 「은교」란 단편소설을 뜻하기도 하는 것 같다. 작가가 중의법을 쓴 것 같다.


2012년 6월 4일 월요일

영화 〈은교〉에서 이해하기 힘든 것 한 가지


은교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스승의 내리사랑을 성으로 뒤덮은, 조금은 이상한 표현양식을 따랐지만..... 생각할 많은 것들을 던저준다. 그래서 영어로는 제목이 <A Muse>, 즉 문학의 여신이다.

흔히 나이 많은 사람이 사회통념을 따르지 않고, 창의적인 것을 하면 '나이값을 못한다'라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이건 창의적인 사람이 잘못이 아니라 사회가 잘못인 것이 아닌가? 한발 더 나가서 나이 많은 사람이 잘못할 때 젊은이가 지적하며 고치라고 하면 버릇없다고도 하는데.... 이건 더 이해하기 힘들다.
이런 모든 것을 한 스토리 안에 구겨넣은 영화가 <은교>다.

근데 <은교>에서 NG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게 거의 끝 부분에 노작가 생일날 찾아오는 은교 장면이다.
은교는 분명 눈을 맞고 있었고, 뒷배경에도 눈이 소복히 쌓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후 박작가가 오는 장면부터는 눈은 온데간데 없고, 그냥 추운 날씨다. 눈이 순식간에 녹아 없어졌을 리도 없고..... 아무튼 이해하기 힘들다.
이 눈이 뜻하는 뭔가가 있는 건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봐야겠다. 어쩌면 이 영화를 완전히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변화일지도 모르니까!

책으로도 한번 읽어보고 싶은데, 어디서 구한담?

2012년 3월 4일 일요일

<해피 피트 2>의 시련을 극복하는 방법

픽사(Pixar)가 만든 펭귄 이야기 <해피 피트>(happy feet)가 다시 돌아왔다. (사실 작년에 개봉됐었다. ^^;) 이야기 주인공은 전편의 주인공 멈블과 새로 태어난 아기 에릭. 그 외에 이전에 출연했던 조연과 북극바다오리+바다코끼리+크릴 새우 두 마리도 등장한다. 크릴 새우는 <아이스 에이지>에 조연(?)으로 출연하는 유명한 다람쥐와 비슷한 캐릭터로 넣어놓은 것 같은데, 다람쥐보다 재미는 별로 없는 듯! 공간적 배경은 전편과 같고, 일어나는 사건은 거대한 빙산 충돌.

이 영화에서처럼 빙산이 충돌한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다.
수 백 km 크기의 빙산이 분리되어 몇 달동안 남극해 여기저기를 떠돌다가 황제펭귄 서식지 해안에 충돌한 것이다. 원래 황제펭귄 서식지는 바다에서 몇 십~몇 백 km씩 떨어져 있긴 하지만, 황제펭귄이 빙산 충돌로 인해 생긴 지형 변화와 크레바스를 피해 바다에 갈 수 없었다. 많은 학자들이 '어떠한 경우에도 자연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남극협정을 위반하면서까지 황제펭귄들을 도와줬지만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많은 황제펭귄들이 굶어죽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때 줄어든 황제펭귄 수가 아직도 다 회복되지 않았다.

이 영화는 이 사건을 배경으로 만든 것 같다. 영화 자체는 내가 <해피 피트>를 봤을 때처럼 크게 재미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참 교훈적인 내용인 것 같다. 이 영화가 주려는 교훈은 크게 두 가지인 듯하다.

  • 한계 설정을 너무 쉽게 하지 마라. 그렇다고 아예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다고 믿지는 마라.
  • 아이디어의 발전은 어떻게, 어디서 오는가?
별 생각 없이 말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듯 싶다.


ps. 크릴새우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 크릴새우 중 '윌'이라는 녀석이 크릴세우떼 밖에는 뭐가 있을까 고민한다. 그런데 떼를 벗어나자 크릴새우떼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생태계가 보인다. 이를 보고서는 잡혀먹는 게 싫다고 크릴새우떼를 떠났던 윌. 한동안의 여행을 한 뒤에 돌아와보니 크릴새우떼는 전부 포식자의 공격을 피해 얼음 밑에 붙어산다. (실제로 남극이나 북극의 빙하 밑에는 수많은 크릴새우가 붙어산다.) 진화는 수 백만 년에 거쳐 일어나는 것이지만, 유전자의 확장형이라고 불리는 '밈'은 이렇게 순식간에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가장 빠르게 변하는 밈은 인간이 창조해 내는 바로 그 문화와 과학이다.

2011년 12월 13일 화요일

일본영화 매니악을 위한 〈배틀 로얄〉

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학생들은 등교를 거부하고, 사회는 실업률이 15%에 달해서 천만 백수로 넘처나는 시대. 80만 아이가 등교를 거부하여, 어른들이 아이들을 더이상 통제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고자 괴상한 법을 하나 만든다.
BR법 (Battle Royale 法) : 1 년에 한 번, 중학교 3학년 한 학급을 밖으로 빠져나갈 수 없는 밀폐공간에 몰아넣고, 서로 죽이는 게임을 한다. 어떤 방법으로든 다른 사람을 죽이면 되며, 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계속한다. 3일이 지났는데, 둘 이상 살아있으면 전부 죽는다.
신세기 교육 개혁법 【BR법】

90년대에 발행된 일본 만화 「배틀 로얄」은 이런 말도 안 되는 BR법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3일 동안의 사건을 다룬다. 이 내용이 어찌나 충격적이었는지, 2000 년에 영화로 개봉되기에 이르렀다. 영화는 만화와 비교해 큰 줄거리는 같고,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 작은 부분만 손을 본 정도다. 만화는 워낙 괴기스러운 인물들이 많이 나와서 현실성과는 거리가 좀 멀었다.


만화가 초반에는 더 재미있지만 중반 이후에 슈퍼맨 캐릭터들이 활동하며 재미없어진다. 영화는 후반까지 재미있다. 설정도 더 현실적이고....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조금 다르다.)



후카사쿠 긴지 감독의 <배틀 로얄>

우선 당부해야 할 게 있다. 이 영화를 보려는 분은 머리에 칼이 팍팍 꽂히며 피튀기는 장면이 수도 없이 나오는 폭력성이 매우 큰 19금 영화라는 걸 주의하자.



영화 줄거리에 대한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내고, 이 영화가 하는 이야기를 짧게 해 보자.

폭력성은 단순한 환경에서 싸울 때는 생존에 중요한 요소이지만, 복합적인 환경에서 싸울 때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깡패나 조폭이 전투에서 강자는 아니라는 뜻이다. (주먹이 법보다 가까운 시대라는 말을 되새겨봐야 할 듯하다.) 특히 감정 절제는 중요한데, 감정은 논리와도 연관되므로, 논리성이 강한 사람이 약자일 수도 있다. (어쩌면 사이코패스가 이런 환경 때문에 늘어났는지도 모르겠다. 사이코패스는 논리능력은 유지하면서도 감정이 결여된 사람들이므로......) 그런 면에서 남자 주인공 나나하라 슈야는 좋아하지 않는 같은 반 학생들도 신뢰하는 사람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끝까지 살아남는...ㅋㅋ)

이 영화의 전체적인 주제는.... 문제가 있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어른들이라는 것이다. 이는 영화가 끝난 뒤, 부록처럼 이어지는 나카가와 노리코(여자 주인공)의 꿈에 원조교제를 하던 키타노 선생도 어렴풋이 이야기하고 있다. "나카가와, 어른들이 어떡하면 좋을까?" 그러나 꼭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이 메시지는 잘 전달되고 있다.

출연진?

좀 극단적인 표현이라 보기 무서울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환기시키겠다. 좋은 영화지만, 보기 전에 주의해야 한다.


ps. 근데 아이들이 학교 안 온다고 BR법 만들어서 전투시키면, 아이들이 더 등교를 거부하지 않을까?

2011년 10월 13일 목요일

도대체 '7광구'를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본 거지? 완전 엉망인 영화인데....
사람들이 '하지원 연기밖에 볼 게 없는 영화다'라는 평을 하던데..... 하지원 연기도 정말 별루야....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