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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풀 원작의 <26년> |
강풀 만화 원작의 영화 <26년>을 지난주에 보고 왔다. 전두환을 죽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꾸미는 영화.... 그런데 솔직한 생각에 영화 자체는 완성도가 높지 않았다. 특히..총 부분은 설득력이 없다.
예를 들어 재벌총수가 전두환을 죽이라고 시킬 것이면, 어차피 처음부터 파괴력이 강한 총으로 바꿔줬어야 옳다. 비록 처음엔 다루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자주인공이 전직 사격 국가대표선수였으니 적응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다루기 쉽게, 갖고 있던 총과 사양이 비슷한 것을 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첫 번째 시도에서 전두환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설득력이 없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즉 실제로 리얼한 영화를 찾는다면 보면 안 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현실감이 떨어지는 이유는 세 번이나 엎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세 번이나 제작하다가 엎어진 건 정부에서 투자사에 압력을 넣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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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괴력도 나쁘고, 연사력도 나쁘고, 휴대하기도 불편한 총으로 복수를?? |
솔직히 이 영화를 볼 때, 감정적으로는 내가 대신 나가서 총이라도 한 발 쏴주고 싶었다. 그냥 그랬다. 이는 우리나라의 이상한 지배계층(← 이런 말을 쓰면 기분 나쁘게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반감이기도 하다.
솔직히 우리집안 식구들 중에도 그들과 같은 방법으로라도 지배계층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그렇게 하라고 권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그런 식구들이랑은 말을 잘 안 섞는다.
아무튼....
이 영화는 현실감은 많이 떨어진다. 이 영화를 보며 짜증나는 건 이 부분이다. 같이 봤던 사람들 중에도 나가면서 지루하다거나 짜증난다고 이야기했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전두환을 죽이는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이 그냥 때려죽여도 됐을 상황에서, 깨진 유리창 앞에 서 있게 하느라고 힘 다 빼고 있다던지... 어차피 목숨 건 남자주인공이 위험하다고 총을 못 쏘고 있는 여자주인공은... 뭐랄까, 짜증이 안 날 수가 없다.
그래서 결론은 이렇다.
이 영화는 역사적으로는 꼭 봐야 할 의미가 충분하다. 그러나 엉성한 구성은 꼭 봐야 할 영화라고 이야기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자. 이 영화가 완성도가 이정도로 나빠진 것은 아직 전두환과 그 잔당들의 힘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것 자체로 현실이 너무나 잘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잖은가? 따라서.... 이 영화는 현실감이 선명하게 살아있는 영화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짜증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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