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핫이슈 가운데 하나라면 남양유업일 것이다. 대리점에 강제로 밀어내기를 한다던지 하는 운영행태에서 시작해, 품질 문제에 이르기까지 온갖 구설수가 겹치면서 남양유업이란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확실하게 대중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남양유업은 주주들에게 조금 있으면 논란은 들불처럼 사그라들 것이라는 안내문을 발송해 이것이 다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남양유업의 이런 행태는 당연히 어제오늘 생긴 것이 아니다. 몇십 년 전부터 꾸준히 그런 행보를 유지해 왔다. 내가 기록해 놓은 것도 있다.
http://binote.com/104850
이 글의 출발은 30여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물론 언론사들이 재벌에 약했기 때문에, 이런 것이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달로 대중매체를 통하지 않고서도 웬만한 정보는 충분히 전파되고 있다. 그래서 이명박근혜처럼 자신의 부정을 덮으려고 무던히도 인터넷을 탄압하는 세력이 생기기도 했다.
이번에 남양유업이 새로운 제품 '프렌치카페 누보'를 출시하면서 다시 문제가 붉어졌다. '프렌치카페'란 커피 제품은 예전에도 문제가 됐었다. 유통기한 속이기였나 뭐 그런 사기를 쳤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튼.... 이번에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면서 광고한 것이 허위광고나 과장광고에 속한다는 지적을 받기 시작했고, 이 소문은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있다.
그러자 남양유업은 자신을 좋지 않게 평가하는 글들을 명예훼손으로 차단하기 시작했다. 예문당 블로그에 올렸던 글도 그 중 하나다. 사람들은 차단당했다는 글을 다시 올리고 있고, 남양유업은 이걸 다시 명예훼손으로 차단하고 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 순환은 사실 순환이 아니다. 사람들은 명예훼손으로 차단당한 글을 페이스북 같은 SNS에 직접 올리며 남양유업에 맞대응하고 있다. 남양유업이 뭔가 대응하면 그것에 대응하는 반응이 인터넷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을 조금만 안다면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할 거라고 쉽게 짐작했을 텐데, 남양유업은 지난 논란에서 배운 게 하나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내 의견은 위에서 이미 충분히 밝혔다.
아래 글은 예문당 운영자이신 오미경 님의 허락을 받고, 차단당했던 글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다. 이렇게 옮기는 건 백업과 확산의 개념에서 하는 행동이며, 내가 위의 글을 쓴 이유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1. [처음 올렸다가 차단당한 글입니다.]
(예문당에서 페이스북에 백업해둔 걸 옮깁니다.)
예문당 블로그에 "프렌치카페 누보, 이번엔 인산염을 뺐다고?"라는 제목으로 포스팅한 글이 남양유업(주) 권리침해신고(명예훼손)에 의해 차단되었습니다. 이에 예문당에서는 블로그에 유감의 글을 남기고, 페북 페이지에 차단된 글을 1%정도 수정해서 올립니다.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첨부하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프렌치카페 누보, 이번엔 인산염을 뺐다고?
카제인나트륨 대신 무지방 우유를 넣었다는 프레치카페를 출시했던 남양유업이, 이번에는 커피 믹스에서 인산염을 뺐다는 '프렌치카페 누보'를 출시하였습니다.
지난번에는 카제인나트륨으로 광고로 카제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더니, 이번에는 인산염인가요?
나트륨이나 칼슘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지만 인은 우리 몸에서 나트륨, 칼슘에 이어 세번째로 많이 쓰이는 미네랄입니다. 나트륨, 칼슘이 몸에서 많이 필요로 하는 이유는 기능보다는 소모가 많이 되기 때문인데, 기능만 따지자면 인은 우리몸에서 가장 많은 기능을 하는 미네랄입니다.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P) 이야기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은 우리 몸에 필수적인 미네랄이다.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미네랄은 나트륨(2,000mg/일)과 칼륨(3,500mg/일)이고 세 번째로 많이 쓰이는 미네랄이 인(700mg/일)과 칼슘(700mg/일)이다. 그리고는 마그네슘, 철, 아연, 망간 등 나머지 모든 미네랄을 합해도 인 하나보다 필요량이 적다. 나트륨과 칼륨을 인보다 많이 필요로 하는 것은 기능이 다양해서가 아니라 인보다 소모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내 몸 안에서 가장 많은 기능을 하는 미네랄은 인(P)이다. 칼슘(Ca)도 정말 다양한 기능을 하지만 인보다는 기능이 적다.
흔히들 뼈는 칼슘으로 되어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뼈는 칼슘과 인이 결합된 인회석Hydroxypatite상태이고 이중 50~58%는 인, 37~40%가 칼슘으로 인의 비중이 오히려 높다. 따라서 우리 몸에 가장 많이 보관되는 미네랄은 인이다. 인의 기능이 많다는 것은 체내 칼슘의 99%가 뼈에 인회석 상태로 있고 1% 만 녹아서 활용되지만, 인은 80%만 뼈에 보관되고 나머지 20%는 다양한 물질과 결합하여 활용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인의 대표적인 역할이 ATP이다. ATP는 매일 자신의 체중만큼 사용될 정도로 인체의 가장 근본적인 에너지원이다. 우리가 ATP를 식사를 통하여 보충한다면 매일 60kg의 ATP를 먹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일은 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ATP의 P가 소모되지 않고 AMP↔ADP↔ATP의 전환을 통해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여 재생되기에 실제 하루에 공급해야 할 양은 1g도 되지 않는다. 정말 다행인 셈이다.
모든 세포에는 핵이 있고, 핵 속에는 두께가 불과 2nm에 불과 하지만, 길이는 무려 2m나 되는 DNA가 들어 있다. 이 DNA의 뼈대가 되는 것이 바로 인이다. 우리 몸속에 60조의 세포가 있으니 120,000,000,000km 길이의 인산을 주축으로 한 사슬이 들어 있는 셈이다. 그리고 모든 세포를 감싸고 있는 세포막은 인지질이다. 인이 없으면 세포막이 만들어지지 않고, 세포막이 없으면 모든 물질이 빠져나가 그 순간 세포가 없어진다. 포도당을 분해하여 ATP를 얻는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인을 붙였다 떼었다 해야 정상적인 대사가 이루어지고, 많은 효소가 인산화-탈인산화에 관여한다. 심지어 인은 혈액의 pH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이렇다보니 가히 인을 미네랄의 여왕이라고 부를만하다. 그런데 이렇게 소중한 미네랄을 첨가물이라고 부르면 갑자기 위험물질 취급을 한다.
인(인산, 인산염)은 첨가물로도 다양한 기능을 한다. 여러 가지 형태의 인산염이 존재하고 그 기능도 다양하다. 그래서 식품을 전공하는 사람도 인산염의 기능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흔히 알려진 인산염의 용도는 콜라의 산미료(인산), pH조정제(인산염), 케이킹억제제, 팽창제, 안정제, 유화제, 산화억제제 등의 기능이다. 단독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인산염 자체로는 기능이 부족하지만 다른 원료의 기능을 보조하는 역할은 곧잘 수행하여 여러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용도가 다양하다 보니 가공식품을 통한 다량 섭취를 우려 할 수도 있겠으나, 천연물에 워낙 많이 존재하여 우리가 섭취하는 인의 95% 이상이 천연식품을 통하여 섭취되고, 인산염 등 첨가물의 형태로 섭취하는 양은 5% 이하라고 한다. 따라서 가공식품의 모든 인산을 제거해도 우리의 인 섭취량은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위에서 보셨다시피 인은 우리 몸에서 매우 소중한 미네랄입니다. 실제 첨가물보다는 식품으로 섭취하는 양이 대부분이고요. 그런데 이런식으로 식품회사가 첨가물이니 나쁘니까 뺀다는 식의 인상을 주는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인산염을 커피믹스에 첨가하는 이유는 pH조정제로서 pH를 높임으로서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지방을 잘 녹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를 보고 유화제의 역할을 한다고 하는 분들이 있기도 한데 이는 인산염 자체의 기능이라기 보다 인산염으로 인해 활성화된 단백질이 지방을 잘 감싸 유화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잘못된 정보로 먹을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부디 이런식으로 자사의 이익을 위해 말도 안되는 마케팅을 펼치지는 말아 주었으면 합니다. 소비자들도 이런 광고보고 대뜸 '뭐가 안 좋데' 반응하지 말고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인 우리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입니다.
http://yemundang.tistory.com/794
2. [위의 첫 번째 글이 차단당했다고 올리신 글입니다.]
(예문당에서 페이스북에 백업해둔 걸 옮깁니다. 이 글 역시 남양유업의 명예훼손 신고로 차단됐습니다.)
또! 남양유업(주)의 권리침해신고(명예훼손)에 의해 블로그 글이 차단되었습니다.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자꾸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됩니다. 두번째 차단된 글을 페북에 다시 옮깁니다.
아래의 글은 트위터에서 44회, 페북에 113회 공유되었고, 2013년 12월 9일 월요일에 다음뷰 소셜공유 많이된 글에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신문기사는 그냥 두고 블로거의 글들만 신고하는 남양유업에 다시한번 유감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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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나 방명록을 통해서 의견을 밝힐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권리침해신고를 한 남양유업(주)에 유감을 표합니다. 저 말고도 같은 일을 당하신 분들이 많으시네요. 함께 읽어보면 좋을만한 글들을 링크합니다.
[조선비즈] 남양유업 왜 이러나…카제인나트륨 이어 인산염으로 노이즈 마케팅 2013.12.2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2/02/2013120203016.html
[경제투데이] 제 얼굴에 침뱉는 남양유업 2013.12.3
http://www.eto.co.kr/news/outview.asp?Code=20131202222256927&ts=173113
[뉴스웨이] ‘甲질 물의’ 남양유업, 이번엔 노이즈 마케팅 논란 2013.12.5
http://news.newsway.co.kr/view.php?tp=1&ud=2013120316280016549&md=20131205181319_AO
[디지털타임즈] 꼼수로 밝혀진 커피믹스 첨가물 논란 2013.12.8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3120902011576650001
[이글루스 블로그] 고마워요 남양유업 2013.12.6 <- 댓글을 꼭 읽어보세요. 소비자 입장으로 보이는 댓글들.
http://kcanari.egloos.com/3995884
[티스토리? 블로그] 화학 첨가물이라면 무조건 나쁘다는 식~ 왠지 불편한 남양유업 프렌치카페믹스 누보 광고... 2013.11.28 <- 남양유업(주)의 권리침해신고(명예훼손)에 의해 블로그 글이 차단되었습니다.
http://www.neoearly.net/2466715
[티스토리? 블로그] 일시적인 불만을 영구적인 안티로 만들어가는 기업의 센스없는 대 블로그/SNS 대응 사례... 2013.12.10
http://www.neoearly.net/2466744
그리고 도서출판 예문당에서 출간한 신간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의 표지 문구를 인용하며 글을 마칩니다.
"식품이 오늘날처럼 안전했던 적은 없었다. 또 소비자가 지금보다 더 불안했던 적도 없었다. 그 이유는 불신이다."
- 칼 하인츠 슈타인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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