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되는 [모두가 자신의 무과치함과 싸우고 있다] (이하 모자무싸)라는 드라마가 관심을 많이 받는 것 같다. 보지는 않았는데, 유투브에서 이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컨텐트가 워낙 많이 올라와서 꽤 많이 보고 있다. 그런데, 이 컨텐트들을 보고 있자면, 한국영화계가 망한 이유가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영화계는 코로나19 판데믹 이후 계속 쪼그라들어서, 작년에 최저점을 찍었다. 시장 규모가 가장 규모가 컸던 2019 년과 비교해서 50~60% 정도이고, 회복할 기미가 없다는 것 같다. 봉준호, 박찬욱 같은 기라성 같은 감독들이 만든 영화가 개봉했는데도 전혀 흥행하지 못했다는 게 문제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올들어서도 [왕과 사는 남자]가 16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역대 2위 흥행을 이뤘지만, 영화계가 회복한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영화를 빼면 눈에 띄는 작품이 없다. [휴민트]가 천만에 도전장을 냈지만, 200만 조금 안 되는 수준이었고, [프로젝트 헤일메리]라는 미국 SF영화는 명작이라고 했지만 300만을 채우지 못했다. [살목지]라는 공포영화가 의외 200만 관객을 넘기며 선전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작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천만 영화가 나온 건 전체적으로 관객이 한쪽으로 쏠렸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됐을까? 그 이유가 모자무싸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우리나라 영화계의 문제는 감독층이 매우 얇다는 것이다. 지금 있는 감독의 공통점을 찾으면, 감독층이 얇은 이유를 알 수 있지 않을까? 그건... 시나리오를 자기가 직접 쓴다는 것이다. 모자무싸에서 나오는 황동만 예비감독이 시나리오를 10고 이상 고치면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 설정의 문제가 뭘까?
감독이 하는 일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지,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근데 봉준호, 박찬욱, (이하 나무위키 목록에서 대략 눈에 띄는대로) 강우석, 강제규, 김기덕, 나홍진, 류승완, 연상호, 윤제균, 임상수 등등.... 대부분의 감독들이 모두 시나리오를 쓰며 영화를 만들고 있다. 이거엔 작품성이나 흥행성 같은 요소랑 상관이 없다. 영화에 작가가 따로 표시돼 있더라도, 적어도 감독의 영향이 지대할 것이다. 이 목록에 없는 감독들도 남의 시나리오를 갖다 영화를 만드는 경우는 극히 적을 것이다.
우리나라 영화감독은 왜 사니리오를 쓰고 자빠졌을까? 그건 당연히 시나리오 작가가 없기 때문이다. 왜 시나리오 작가가 없을까? 20여 년 전에 영화계가 씨를 말렸기 때문이다.
1980 년대는 영화계가 암흑기였다. 독재정권의 영향으로 영화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은 영화를 만들 수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1990 년 대 말이 돼서야 영화계가 정상화됐고, 그 이후 한동안 시나리오 작가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근데 그런 환경은 10 년을 이어지지 못했다. 작가가 좋은 시나리오를 영화사에 가져갔을 때, 그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드는 게 아니라 대필작가에게 비슷하게 쓰라고 시켜서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영화가 개봉하는 사례가 계속 반복됐고, 결국 시나리오 작가는 거의 모두 영화계를 떠나갔다.
(물론 이런 문제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일본 만화계에서는 만화 원고를 출판사에 가져갔다가 퇴짜를 맞았을 경우 한 달 안에 인터넷에 공개하라는 이야기? 규칙?이 퍼져있다. 출판사가 대필작가에게 그리라고 해서 훔쳐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고, 이럴 경우 작품 소유권을 인정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서, 우리나라 영화계는 시나리오를 쓸 줄 아는 감독만 살아남는 환경이 되버렸다.
하.. 이거 하나 이야기했는데도 벌써 지친다. 괜히 길게 썼다.
다음엔, 너무 뻔한 영화가 판을 치기 때문이다. (지쳤으니, 간단히만 이야기하자.) 유명한, 그러나 시간이 좀 많이 지난 영화를 틀을 그대로 베끼거나, 장면을 그대로 베끼거나.... 이게 처음엔 통했지만, 20 년째 방복되면 누구나 극장에 가기 싫어지는 게 당연하다. 문제는 그것마져도 똑같이 베끼고, 사단을 이뤄서 베끼는 시스템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극장 방문을 안 하는 시간이 생기면서 그걸 깨달아 버렸다. 극히 일부를 빼면 극장에 안 간다.
워낙 그러다가 일어난 참사가 윤제균 감독이 추진하던 [귀환] 프로젝트이다.
다음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익스트림 무비 사태'로 대변되는 문제다. 근데 이건 위의 두 가지와 비교하면 하찮은 문제니까 넘어가자. 모자무싸에서는 이 지저분한 문제를 다루지 않을 것 같으니까...
이런 문제가 일어나면서, 우리나라 영화계는..... 지금처럼 변한 것이다. 능력 좋은 감독들도 영화를 몇 년에 한 편씩 내는 것.... 늘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
극장값이 이유로 거론되고는 하지만, 그건 단순히 트리거로 작용한 것들 중 일부일 뿐이다.
나아질 수 있을까?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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