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디즈니에서 만든 <겨울왕국(Frozen)>이란 만화가 인기인가봅니다. 평이 하도 좋아서 저도 봤는데,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더군요. ^^; 디즈니는 왕자와 공주 이야기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것일까요? 그래서 생각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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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 역사상 최고의 성공이 예상된다는 만화영화 |
픽사라는 회사는 원래 <스타워즈> 시리즈를 만든 조지루카스필름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하던 팀이었습니다. 조지루카스필름은 이게 돈을 잡아먹는 조직이라고 생각해서 골치아파하고 있었는데, 잡스가 가치를 알아보고 싸게 인수했습니다.
잡스가 인수한 뒤에 몇 년쯤을 아무런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잡스는 그냥 직원들 원하는 걸 만들어 보라고 계속 돈만 대줬지요. 초기에는 특수효과를 내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돈이 엄청나게 들어갔다고 합니다. 억만장자 잡스의 재산이 픽사와 넥스트 두 회사 때문에 밑을 보일 정도였다고 하니... 돈을 얼마나 들이부은 건지 알 수 있죠. 픽사 직원들이 잡스한테 너무 미안해서 이런저런 기획을 해서 잡스한테 가져갔고, 잡스는 만화영화에 대한 노하우가 없었기 때문에 이 기획안을 들고 수주를 받던 인연이 있던 디즈니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3 편 제작과 유통과 저작권에 대한 계약을 하게 됩니다. (잡스 재산이 거의 다 떨어져가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매우 불공정한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이후에 이 기획안을 디즈니 요구대로 뜯어고쳤는데... 이게 전통적인 디즈니풍인 왕자공주 이야기처럼 변해갔다고 합니다. 몇 년 동안 디즈니 요구대로 만들다가 결과가 영 이상하게 나오자 픽사가 반기를 들고, 자기들 나름대로 다시 재구성했는데 그게 결과가 더 좋아서 제작을 다시 처음부터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벅스 라이프>였다네요....
두 번째 편을 제작한 뒤에 픽사가 돈을 충분히 갖게 되자 픽사는 세 번째 편을 제작한 뒤에는 디즈니와의 관계를 청산하려고 맘먹습니다. 여기에서 월트 디즈니의 손자가 등장합니다. 월트 디즈니 손자는 디즈니랜드에서 캐릭터들의 카퍼레이드를 보다가 디즈니사가 위기에 처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합니다. 디즈니 캐릭터는 전부 40 년대 이전에 것이었고, 새로운 캐릭터는 픽사의 것 뿐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디즈니 손자는 픽사를 어떻게든 인수해야 한다고 디즈니 이사진을 설득했고, 그 결과 (당시 무능하던 CEO를 교체하면서) 디즈니는 픽사를 인수하게 됩니다. (픽사를 디즈니에 넘긴 건 이때가 잡스가 애플에 복귀해서 너무나 바쁘게 보낼 때라서, 양쪽에 신경을 쓸 수 없어서라고 하네요.) 대신 이번에는 잡스가 유리한 조건이었기 때문에 디즈니 최대주주가 됩니다.
만약에 픽사가 첫 작품을 만들 때 디즈니 요구를 끝까지 거절하지 못했다면....
<벅스 라이프>는 일개미와 처녀개미의 사랑 이야기가 됐을 겁니다.....
전 왕자와 공주의 해피앤딩 이야기 만드는 게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디즈니 사람들 머리 속에는 왕자와 공주만 살고 있는 겁니다. 이걸 알면 어떻게 식물나지 않을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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